마켓 분위기가 정말 무겁네요. 일단 주가가 큰 폭 하락한 것도 부담이지만 다른 매크로 관련 지표들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일단 주가가 큰 폭 하락했음에도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이 크게 올라갔죠. 시장 참여자들이 이제 그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 공격(포워드 가이던스 포함)으로도 물가의 예봉을 전혀 꺾지 못했기에 더 강하게 움직일 것이라구요… 그리고 금리 인상 예측 레벨이 매파의 거두인 불라드의 3.5%를 넘는 수준까지 프라이싱하고 있죠. 연말에 3.5~3.75%보다 높게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거의 90%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6월 회의에서 75bp를 인상할 확률 역시 96.4%로 반영하고 있죠. 일주일 전만 해도 50bp인상 확률이 97%였던 것과는 전혀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 비둘기들이 무너질 것이라고 보는 거겠죠.
연준 긴축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만큼 그 부담을 그대로 금융 시장은 반영하고 있습니다. 나스 닥 성장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주가가 큰 폭 하락했는데요.. 성장 둔화 역시 함께 읽고 있죠. 저성장 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커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시장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헤지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기에 다른 자산들이 크게 흔들림에도 원자재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면서 국제 유가는 여전히 배럴 당120불에서 흔들리지 않고 버티고 있죠.
연준 긴축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 중 하나가 바로 2년 국채 금리입니다. 미국 2년 국채 금리가 크게 뛰면서 3.366%까지 올라왔네요. 재미있는 것은 10년 국채 금리가 3.362%라는 겁니다. 잠깐… 2년 금리가 3.366%고… 10년이 3.362%라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있는 건가요? 올해 3월인가에 한 차례 역전을 보았구요… 이번에 두번째 만나는 거네요. 금리가 역전되었다는 그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그 원인이 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긴축을 반영하면서… 3.5%이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강해졌으니… 2년 국채 금리가 하늘로 치솟는 것은 당연하겠죠. 반면 10년 금리는 연준의 통화 정책 영향에서 다소 떨어진 상황에서 경기를 반영하고 있죠.
어쩌면 10년 금리는 연준의 긴축을 반영하면서 밀려올라간 것도 있지만… 실물 경기의 둔화를 다소 읽으면서 하방 압력도 살짝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밀려올라가는 힘이 보다 강해서 전체적으로 10년 금리는 올랐지만… 하방 압력 때문에… 그 상승폭이 덜했던 거겠죠. 2년 금리는 그대로 밀려올라가고.. 10년 금리는 살짝 발목이 잡혀있으니… 2년 금리가 10년 금리를 넘어설 수 있겠죠. 이렇게 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왔다는 해석이 아마도.. 일반적으로 나오는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딴지를 하나 걸고 지나가죠. 10년 금리는 연준의 정책 영향을 반영하지 않을까요? 네버.. 지금 연준은 기준 금리 인상 뿐 아니라 양적 긴축도 선언을 한 상황이죠. 실제 이번 주부터 실질적인 10년 국채의 만기가 도래합니다. 만기가 도래한 만큼 10년 국채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빠지는 건데요.. 10년 국채 시장에서 연준이라는 거대한 수요가 사라지는 만큼 10년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10년 국채 금리는 뛰어올라야 정상 아닐까요? 기준 금리 인상만 선반영하고… 양적 긴축은 선반영하지 않는다는 게… 조금 이상하지 않나 싶습니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서 심란해주겠는데.. 지금 무슨 국채 금리 갖고 난리냐… 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저 역시 주가 하락도 매우 부담스럽다고 봅니다만… 지금 시장은 소비자물가지수가 너무 높게 나온 데 대해 연준을 보면서 잔뜩 겁에 질려있죠. 어렸을 때 엄마가 외출하셨던 날 이것 저것 하고 놀다가 엄마가 아끼는 도자기를 깼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치워놓고 엄마가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는데.. 그 쫄깃한 긴장감… 잊을 수가 없죠. 지금 시장은 그 느낌을 받을 겁니다. 엄마가 얼마나 화를 내실지… 아니 연준이 얼마나 혹독한 긴축을 선언하게 될지.. 그게 정말 큰 걱정이 될 겁니다. 그럼 연준이 어떤 고민을 할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주가에 대한 얘기는 다른 시황 정보에서 많이 보실 수 있으실테니까요.. 저는 금리 쪽 얘기를 조금 더 해드려보죠.
2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서 오르고… 10년 금리는 양적긴축이 있음에도 크게 오르지 못했다..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요? 연준은 지금 포워드 가이던스를 쓰고 있죠. 예전보다 훨씬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쓰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릴 거야~~라고 으름장을 놓는 정도가 아니라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할 거야~ 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죠. 시장이 이 숫자를 처음에는 믿지 않았죠… 호구가 어떻게 그렇게 가겠어~ 라면서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나중에 깜놀하게 되죠.. 진짜 맞는 것 같다라구요… 그럼 3.5%까지의 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하게 되지 않을까요? 네… 구체적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 기준 금리의 영향으로 단기 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죠. 3.366%라면… 아직은 아니지만.. 3.5%의 가이던스에 거의 근접한 레벨로 뛰어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10년 국채 금리는 얘기가 조금 다르죠. 양적긴축을 월 475억 달러씩 하다가… 나중에는 950억 달러씩 할거야… 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그 금액은 나와있어도 양적 긴축이 시장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주는지.. 10년 금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알 수가 없죠. 참고로 파월 의장은 자기도 양적긴축의 영향을 모르겠다면서.. 정말 러프하게 연말까지 진행하는 경우에 0.25% 기준금리 인상하는 정도의 영향을 주는 것 아니겠냐… 라는 정말 한없이 자신없는 코멘트를 던집니다.
0.25%만큼 올릴거야…는 강한 포워드 가이던스겠죠. 그런데.. 0.25%가 될지 안될지… 잘 모르겠고 러프한 얘기고.. 어쩌고 저쩌고하면… 이건 포워드 가이던스는 되겠지만 친절한 포워드 가이던스라고 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요? 네.. 단기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장기 금리가 덜 오른 현상… 이렇게 설명이 가능할 듯 합니다.
이 얘기가 뭐가 중요한가… 중요하죠. 2년 금리가 3.366%까지 올랐다는 것은.. 이미 시장은 3.5%가까운 기준 금리를 지금 간접체험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진 간접 체험… 이런 거 있쟎아요. 물론 실제 만나면 보다 무섭겠지만… 그래도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 영향으로 그 레벨은 직접 체험해보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 레벨이 이 정도로 시장을 흔들어놓는다는 것을 보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시장을 많이 흔들어버려서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준다면… 그 때 기준 금리를 어느 정도까지 올리면 되는지… 그 실험이 끝나는 거겠죠. 네… 불라드의 얘기.. 이게 핵심입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감안하면 연준은 이미 지난 해 9월부터 금리를 인상한 것이라구요… 실제 인상은 올해 3월이었지만… 그리고 아직 금리를 정말 많이 올려야 하겠지만.. 시장은 이미 3% 수준의 기준 금리를 체험 학습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나 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은행의 마진이 줄면서 은행 대출도 줄어들 수 있죠. 연준도 이건 두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은행이 양적 긴축 및 기준 금리 인상으로 더블 긴축에 들어간 상황에서 은행 대출까지 줄어드는 시중 은행의 긴축까지 겹치면… 실물 경제에 정말 큰 영향을 줄 수 있죠. 미국의 성장 둔화를 읽으면 눈을 번쩍 뜨는 자산이 바로 ‘금’입니다. 성장 둔화를 읽으면서 다른 자산들 무너질 때 혼자 날라가다가… 금융 시스템 긴축으로 인한 신용 경색 우려… 이걸 읽고서 오늘 새벽에는 재차 고꾸라졌죠. 연준에게 있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도 중요한 하나의 축이지만..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것도 매우 중요한 미션 중 하나입니다. 연준도 이걸 모니터링해야 할 듯 하네요.
더블 긴축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만큼… 연준이 기준 금리를 마구잡이로 인상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장에 먹히고 있다는 점이 현재는 핵심이구요… 연준이 시장을 어느 정도 통제하에 둘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인플레의 예봉이 꺾이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거기서 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듯 합니다. (물론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바이든이 사우디를 방문한다고 하죠? 미중 무역 관세… 그리고 이란 핵협상 등의 이슈가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듯 합니다. 그리고 엔 약세를 독야청청 외치던 구로다 총재가 엔 약세에 대한 부담감을 언급했죠… 국제 공조는요… 정말 어렵습니다만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정말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그 때 서로 손을 잡는 게 공조죠. 서로 좋아해서 손 잡는 일은 없습니다. 정말 어려울 때 명분이 생겨나면 손을 잡게 될 텐데요… 이런 공조에서 실마리가 나와주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할 듯 합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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