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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619

by sperantia 2022. 6. 25.

각설하고 바로 들어갑니다. 75b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주식 시장이 이례적인 강세를 보였죠. 두가지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하나는 ECB의 긴급회의 영향… 그리고 다른 하나는 FOMC 트레이딩이 바로 그거죠. FOMC 트레이딩을 보면… 올해 들어서 FOMC가 끝나면 주식 시장이 뜨겁게 상승하는 반응을 보였다는 겁니다. 매파이건.. 비둘기파이건.. 어떤 케이스가 나와도 주식 시장이 급등했었죠. 그리고 그 핵심에는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단어가 있었답니다. 이번에도 50bp올릴지 75bp인상할지 알 수가 없으니… 불확실했던 거죠. 그런데 75bp를 인상한 겁니다. 그럼 불확실성이 해소가 된 거니까… 주식 시장에는 좋은 거다.. 라는 해석입니다. 그런데요… A를 택하면 크게 다치고… B를 택하면 아주 좋은 겁니다. 그래서 이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할까 장고를 하고 있다면 이건 불확실성이 맞죠. 그런데… A를 택하면… 그냥 다치는 겁니다. A도 괜챦고 B도 괜챦으면 그게 어케 불확실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50bp 인상해도 좋고… 75bp인상해도 좋은 겁니다. 그럼 그 두가지를 택하는게 아무런 부담이 없다면 불확실성이라고 하면 안되겠죠. 뭐랄까.. FOMC 트레이딩이 나타나는데 붙여주는 일종의 스토리 라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이상한 스토리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죠. 

 

그런데요..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A도 좋고 B도 좋다… 50bp인상도 좋고75bp 인상도 좋은 경우는 이런 거죠. 50bp 인상은 예상보다 비둘기라서 좋고… 75bp인상을 하게 되면 경기가 박살나면서 당장은 불리하겠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게 되고, 경기 침체로 인플레를 잡을 것이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오히려 더 좋을 수 있다.. 그러니.. 어차피.. 결국에는 오를 것이라면 당장 조금 흔들리더라도 지금 사두자.. 라는 플레이… 이 정도 스토리가 나올 수 있죠. 50bp는 안올려서 좋고.. 75bp는 결국에는 안올리게 될 것이니까 좋고.. 이 스토리 라인은요… 인플레 이전에는 가능했답니다. 금융 위기 이후 인플레를 본 적이 없죠. 그러다보니 인플레 걱정이 없는 것이고… 경기가 꺾일 것 같으면 겁없이 거대한 돈을 풀 수 있었던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 상황이죠. 코로나 당시에 정말 이례적인 규모로 돈을 퍼부으니 이렇게 인플레가 찾아오게 된 겁니다. 그럼 코로나 때는 왜 그렇게 돈을 퍼부었을까.. 수년 간 인플레를 본 적이 없기에… 코로나 충격으로 일본식 디플레에 빠질 수 있기에 돈을 퍼부은 거죠. 수년 간 인플레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는 묻힐 수 밖에 없었구요… 

 

그런데요.. 만약 지금 20년 3월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재현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때처럼 엄청난 돈을 다시금 풀 수 있을까요? 이렇게 강한 인플레이션이 찾아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향후에는 똑 같은 상황이 찾아와도 그 때처럼 강하게 돈을 풀 수는 없을 겁니다. 일단 의회에서 난리가 나겠죠. 참고로 08년 10월 금융 위기 당시.. 전세계 금융 시장이 녹아내릴 때… 연준에서는 양적완화 카드를, 그리고 행정부에서는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 기금을 준비하고 있었죠. 그렇지만 당시 의회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그렇게 큰 돈을.. 납세자의 돈을 어떻게 부실을 범한 금융 기관들에게 퍼줄 수 있느냐는 반대에 봉착했던 것이죠. 당시 주식 시장은 7000억 달러 구제금융인 TARP의 통과 여부에 의해 엄청난 부침을 겪었답니다. 그리고 양적완화의 시행 역시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를 진행하던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책의 제목을 ‘행동하는 용기(Courage to Act)’라고 적었죠. 그때에는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있었기에 의회에서 상당한 반대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20년 3월에는 인플레는 전혀 찾아보기 어려웠으니… 이른 바 무장해제가 되어 있었던 거죠. 그렇지만 다시 40년만의 인플레이션을 만난 만큼… 향후 코로나와 같은 위기가 찾아와도 20년 3월처럼 5조 달러 수준의 재정 부양자금을 불과 1년 만에 퍼붓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다 인플레 올 수 있다는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게 될 테니까요.. 

 

그럼 “침체는 나의 친구”라는 식의 접근은 향후에는 쉽게 먹히지 않는 얘기가 되겠죠. 경기가 제발 무너지면 좋겠다… 연준이 돈을 풀 거니까.. 물론 일정 수준의 부양은 나설 수 있겠지만… 코로나 때 무너지던 시장을 하드캐리하던 식의 플레이는 앞으로 기대난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침체가 오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돈을 풀어준다… 와 같은 기대에 근거해서 투자를 하는 이른 바 Buy the Dip은 보다 초조해질 수 있겠죠. 아직은 Buy the Dip의 심리가 살아있다고 봅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이 정도면 많이 빠진 거 아님? 이제 들어갈까?’라는 심리가 생겨나고 무언가 긍정적 이벤트 꺼리가 생기면 밑에서 말아올리고 있죠. 그런데요.. 강한 긴축에도 불구하고 자산 시장이 탄탄하게 버텨주면 연준은 시장이 이 정도 금리 인상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금리 인상의 스탠스를 보다 강하게 가져갑니다.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다음에 연준이 또 한 방 때릴 것 같으니까 지레 겁먹는 그림이 나오죠. 밑에서는 이 정도면 싸니까 사자… 가 작용하고… 그렇게 올라온 위에서는 이쯤 되면 연준이 더 세게 나오는 거 아냐… 라는 심리가 작용합니다. 그럼 Buy the Dip의 상단을 제한하게 되겠죠.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면… Buy the Dip의 로직이 잘 먹히지 않으면.. 시간이 흘러가면서 계속해서 심리가 바뀌게 되겠죠. 그래서 BoA의 투자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은 Buy the Dip(저가매수)의 심리가 계속 흔들리면… Sell the Rally(반등 시 매도)… 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죠. 벌써 하락세가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리는 것처럼 Buy the Dip의 심리가 어떻게 바뀌는지 계속 눈 여겨 보시죠.

 

FOMC 트레이딩에 대한 말씀을 드렸구요.. ECB에 대한 얘기도 중요한데요… ECB는 기준 금리 인상 및 양적완화 중단 등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유로존의 재정 취약국들에 문제가 생겨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죠. 그래서 최악의 경우 이들 재정 취약국에게는 양적완화를 적용해서 이들의 국채를 사주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당 뉴스가 보도된 날이 FOMC 결과 발표일이었는데… 이게 시장에 훈풍을 불게 해주었죠. 그런데요… 결국 한쪽에서는 금리를 인상하면서 돈을 빨아들이고.. 다른 한 쪽에서는 양적완화를 하면서 돈을 풀어줍니다. 한쪽에서 풀고 한쪽에서 빨아들이니… 참 바보같아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돈이 넘치는 곳에서 빨아들이고 돈이 부족한 곳에는 풀어주니… 돈의 효율적 분배 차원에서 본다면 반드시 그렇게 바보 같은 행동은 아닐 수 있겠죠. 그런데요… 이론적으로는 멋있지만 실전에서는 참 많은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왜 재정 취약국들만 금리를 낮춰주고… 양호한 국가들은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가… 왜 다른 국가들의 국채 매입은 중단하면서… 그리스,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서는 양적완화를 이어가는가…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요? 당장 일부 국가 재무장관들은 이탈리아 국채를 그렇게 많이 사주는 것에 대해 반대각을 세우고 있죠. 단기적으로 일정 수준의 금액은 사들일 수 있겠지만 평생 이탈리아와 그리스 국채를 사주면서… 이들 국가의 금리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다… 이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당장은 이탈리아와 그리스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근원의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이 되겠죠. 

 

네.. 그리고… 에스더 조지 총재에 대한 말씀을 드려야겠죠. 75bp 금리 인상에 대해 모두 찬성을 했는데요, 캔자스 연은의 조지 총재만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분은 매파구요… 지난 해에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 양적 긴축도 서둘러야 한다.. 이런 주장을 했던 분이죠. 그리구요… 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분은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보다는 양적긴축을 통한 긴축이 보다 현명한 방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단기 금리를 마구잡이로 끌어올리게 되죠. 문제는 엄청난 규모로 장기국채를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시행한 만큼 단기 기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가 잘 움직이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그럼 단기 금리는 올라가는데 장기 금리는 그만큼 오르지 못하고 멍때리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럼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게 그 유명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되죠.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게 되면 IB같은 수익 모델을 함께 갖추고 있는 대형 은행들은 몰라도 지역 은행들은 매우 크게 고전하게 되죠. 이는 은행의 대출… 즉 시중 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문제를 만듭니다. 그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긴축을 하고… 시중은행들은 대출을 줄이면서 긴축을 하는, 이른 바 더블 긴축의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그래서 조지 누님은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양적긴축에 보다 힘을 많이 실어주는 게 좋다는 얘기를 하게 되죠. 기준금리 인상은 진행하되 장단기 금리 역전이 될 정도의 빠른 금리 인상보다는 양적긴축을 진행하면서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그런 방식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던 겁니다. 그리고 이 주장을 갖고 불라드와 한 판 붙었던 거죠. 긴축은 하되… 양적긴축에 보다 힘을 실어주자..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너무 빠르지 않게 하자.. 로 매파끼리 붙었던 건데요.. 그래서 불라드 총재도 75bp인상까지는 좀 오버 아니냐.. 라는 얘기를 했던 겁니다. 인용 하나 하고 가죠. 

 

 

 

“불라드총재는향후두차례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기준금리를 50bp(1bp=0.01%p)씩인상하는것이현재로서는좋은벤치마크가될것이라면서, 연말까지목표금리가 3.5% 수준까지오르길기대한다고밝혔다.

그는 "연준동료위원들의공식발언들을보면모두각회의마다 50bp씩인상하는쪽으로의견이모인모습"이라면서 "그렇게추진해도될것으로생각한다"고말했다.

불라드총재는 75bp 인상이라는자이언트스텝에대해서는예상하는기준점이아니라고밝혔고, 미국경제가침체로빠질가능성을우려하지는않는다고밝혔다. 지난주공개된미국의 4월실업률이 3.6%로 50여년래최저수준을기록하는등고용시장이강력하다는이유에서다.(일부발췌)”(뉴스핌, 22. 5. 13)

 

 

네.. 5월 FOMC 직후 인터뷰에서 불라드 총재도 50bp씩 인상해나가자… 라는 얘기를 했죠. 실제 75bp도 가능성은 있지만 기본 입장은 아니다.. 라는 주장을 거듭했었던 겁니다. 그래서 5월 FOMC 에서 파월 의장 역시75bp인상은 당장 테이블 위에 있지는 않다.. 는 코멘트를 날렸던 겁니다. 비둘기와 매의 대결이 아니라… 매파끼리의 대결에서 조지 총재의 의견 역시 어느 정도 반영되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조지 총재의 주장이 묵살되었죠. 그러면서 75bp인상이 단행되자 여기에 대해 조지 총재는 반대표를 행사했던 겁니다. 그리고 토요일 새벽 조지 총재가 코멘트를 하나 했는데요… 그 중 일부만 발췌해서 읽어보죠. 두번째 문단에 집중해서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조지 총재는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그러한 움직임이 대차대조표 시작과 동시에 이뤄져 정책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것으로 봤기 때문에 이번 주 FOMC에서 75bp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라고 말했다. 조지 총재는"높은 인플레이션과 타이트한 경제로 인해 완화 정책을 계속 제거해야 할 근거는 명백하다"라며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구축되기 시작했으며, 의미 있는 감속 징후를 보이지 않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한동안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고 금리를 더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러나 우리가 정책 금리를 조정하는 속도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조지 총재는 정책의 변화가 경제에 침투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상당하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가계와 소기업이 필요한 조정을 하는 데 있어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예상치 못한 변화는 "수익률 곡선과 지역 은행들 사이에 널리 팽배한 전통적인 은행 대출 모델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지적했다.(후략)”(연합인포맥스, 22. 6. 18)

 

 

네… 앞선 에세이의 설명을 읽으셨으면 두번째 문단이 해석이 되실 겁니다.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의 양방향 긴축이 실물 경제의 성장을 크게 흔들어놓을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지난 해 불라드, 월러와 함께 빠른 긴축을 주장했던 조지 총재가 이번에 반대표를 던졌던 겁니다. 

 

그런데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왜 75bp를 인상했을까요.. 결국은 저런 문제가 생김에도 불구하고 지금 너무나 강해질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겠죠. 어설하게 50bp인상했다가 지난 5월에 봤던 것처럼 시장에서 연준이 인플레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신을 만들어내며 되려 주식 시장이 뒤흔들리는 상황 역시 두려웠을 겁니다. 네.. 매파인 조지 총재가 걱정하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한 긴축을 선택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번 75bp 금리 인상을 전후해서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줄어들었고.. 일시적으로는 역전이 되었답니다. 

 

아마 이미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연준이 실업률 전망을 높여잡았다는 얘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네.. 이제 본격적으로 수요 사이드의 충격을 줄 수 있는 마일드한 경기 침체 정도는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보입니다. 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보통 낮아지곤 했던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이 되려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3.5~3.75%이상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는 확률이 77%수준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의미있는 반전, 혹은 금융 시스템 리스크 등의 우려가 없다면… 무소의 뿔처럼 밀고 나가게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행보가… 어쩌면 다시금 연준을 샤워실의 바보로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에세이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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