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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622

by sperantia 2022. 6. 25.

조금이나마 마켓이 진정세를 보이는 게 다행스럽습니다만… 여전히 ‘철벽수비수’가 따라붙는 게 참 부담되네요... 철벽수비수는 금리와 국제 유가라고 볼 수 있죠. 주가가 상승하면서 금리가 따라올라오고 국제 유가가 밀려올라옵니다. 금리와 유가를 묶어놓은 상태에서 주가가 뛰어올라주는 게 희망사항입니다만… 쉽지 않네요. 참고로 전일 주식 시장 급등을 바라보면서 연준의 7월 FOMC에서의 0.75% 금리 인상 확률은 98%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리고12월 FOMC… 즉, 연말까지 3.75%로 금리를 인상할 확률 역시 87%까지 높아졌죠. 전일 7월 0.75%인상 확률이 88%, 12월 3.75%까지 인상될 확률이 73%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아진 수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앙은행이 지원해줄 수 있는 상황이 되고…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가 빠르게 튀지 못하고 국제 유가 역시 눌려있는 그림이 나올 수 있죠. 2020년 4월의 반등이 그랬습니다. 주가는 튀어올라가는데… 양적완화에 눌려버린 장기 국채 금리는 되려 눌려버렸구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국제 유가는 마이너스 레벨까지 밀려내려갔죠. 자산 가격은 오르는데 금리와 물가가 낮습니다. 사람들의 소비가 촉진될 수 있기에 주식 시장에는 아주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곤 하죠. 당시에 사라졌었던 금리와 국제유가라는 철벽 수비수가 제대로 열일하고 있네요..(안하셨으면 좋겠는데).. 주가가 오르면 그림자처럼 따라올라주고.. 주가가 내리면 안정되고… 이른 흐름이 계속 이어지는지 좀 더 보시죠. 

 

지난 2주 동안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는 참 많은 이벤트가 있었죠. 우선 ECB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각국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했더랍니다. 그리고 SNB, 즉 스위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5% 인상했죠. 유럽 경기는 여전히 둔화 일로에 있습니다. 유로존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하는데도 그렇게 오랜 기간 양적완화를 이어오던 유럽 중앙은행이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긴축에 돌입하고 있는 거죠. 양적완화를 종료한다고 하니.. 유럽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에 의존하던 이탈리아나 그리스와 같은 국가들의 국채 시장에 이상 징후가 나타납니다. 아무도 이들 국채를 사려고 하지 않는거죠. 큰 손이 맨날 사줘서 이들 국채에 접근했었는데.. 이제 큰 손이 손을 뗀다고 하는데.. 누가 접근을 하겠어요.. T.T 지난 주에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국채 금리가 속절없이 밀려올라가게 되는데요… 이걸 보면서 허걱한 유럽중앙은행이 긴급 회의를 소집합니다. 그리고 독일, 프랑스 등의 국가들은 양호하지만 이탈리아, 그리스 등이 무너져나가는… 이른 바 유로존 국가들의 대분열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말하죠. 

 

이게 참 어려운 것이… 이들 취약국의 국채를 사줘야 한다는 게 됩니다. 그럼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바로 몇 일 만에 다시금 장기 국채를 사주는 양적완화를… 그것도 취약국에 대해서만 다시금 진행하는 거죠. 그럴 거면 왜 양적완화를 종료했는가… 라는 비난에 직면할 겁니다. 그리고 유럽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돈을 흡수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양적완화로 돈을 풀어버리는 모순적인 상황이 나타나게 되죠. 돈을 풀면 돈의 가격인 금리가 내려갑니다. 그걸 기준금리 인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시 흡수하는… 참 이상한 그림이 나타나게 되죠. 아마도… 유럽중앙은행은 보증과 같은 형태로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스의 국채를 사주는 것하고… 그리스의 국채를 보증해주는 건 조금 다르죠. 보증은 일단 신용 위험이 있을 때만ECB가 나서면 되는 거쟎아요? 국채 매입과 같은 양적완화는 상설로 계속 사줘야 하는 것이구요… 물론 ECB의 똑똑한 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을테니..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 보시죠. 

 

금리를 인상하면 대부분 자국 통화의 절상이 이루어지곤 하죠. 금리는 해당 국가의 통화를 보유했을 때 지급해줄 수 있는 이자 보상이기에… 금리를 높이면 더 많은 이자 보상을 받게 되고… 이는 해당 국가 통화의 매력을 높이게 되니.. 그 나라 통화 가치를 높이게 되곤 합니다. 그런데 통화가치가 오르게 되면… 이게 수출에는 참 안좋은 소식이 되겠죠. ECB가 워낙 오랜 기간 양적완화를 하면서 돈을 풀어제끼니까… 스위스는 참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더랍니다. 유로화가 약세인데… 스위스 프랑은 가만히 있어도 유로화 대비 초강세로 전환되는 거겠죠. 그래서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결국 스위스도 유로존을 따라서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던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프랑의 절상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아서 스위스 중앙은행은 참 오랜 기간 동안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오고 있었죠. 

 

그런데요… 스위스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고… 금리를 인상하면 스위스 프랑이 절상이 되는 게 문제죠. 결국 통화 절상을 받아들이면서 물가는 잡지만… 수출이 깎이느냐…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면서 수출에 초점을 맞추면서 물가 상승을 용인하느냐… 의 길목에서 스위스 중앙은행도 참 많은 고민을 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했죠. 그것도 0.25%도 아니라 0.5%의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죠. 통화 절상으로 인한 디플레에 처해서… 긴축 전환의 속도가 상당히 느렸던 스위스 중앙은행의 변신은… 참 많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디플레의 거의 최후의 보루와 같은 중앙은행이 돌아선 것이니까요…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곳이 하나 더 있죠. 엔화의 절하를 통해 수출을 이어가느냐… 물가 안정이냐.. 를 놓고 일본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2년과 10년 금리가 계속해서 밀려올라가고 있음에도 일본중앙은행은 YCC를 유지하고 있죠. 10년 국채 금리가 0.25%로 위로 솟는 것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 미일 금리차가 커지게 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높아집니다. 엔화 약세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해지게 되면… 수입 물가가 치솟게 되겠죠. 일본 서민들은 30년 동안 디플레이션만 겪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수입 물가 상승 발 인플레를 만나게 되니… 그 충격이 상당하겠죠.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일본 역시 스위스 중앙은행처럼 금리를 조금 조절하게 되지 않을까요.. 일본의 금리 조정에 베팅하는 헤지펀드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죠. 디플레 중앙은행의 최후의 보루… 일본은행이 어떻게 나오는지… 이것도 관심사입니다. 버티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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