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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722

by sperantia 2022. 7. 23.

전일 일본과 유럽 중앙은행 금리 결정이 있었죠. 일본은 금리를 동결했구요.. ECB는 기준 금리는 전격적으로 0.5%인상했습니다. 2010년~11년 2차례 0.25%를 인상한 이후 11년 만에 금리 인상은 처음이네요. 얼마 전 스위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요.. 유로존 역시 이걸 따라갈 수 밖에 없었던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현재 유로존 물가가 너무 빠르게 뛰어오르고 있죠. 이게 미국하고는 다른 것이 미국은 소비 경기라도 양호한데… 유로존은 그게 아니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니…. 그 영향으로 물가가 빠르게 뛰고 있는 겁니다. 

 

그렇지만 러-우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올라도 기준금리 인상을 안할 수가 없죠. 공급 사이드의 물가 상승 압력이라고 해도… 결국 물가가 계속 오르게 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강해지게 됩니다. 이걸 잡아야하는데요… 그러려면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줄이거나 할 수 밖에 없죠. 뼈를 깎는 느낌이겠지만 수요를 찍어누르는 선택을 하게 된 거구요… 이게 유로존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예상을 넘는 기준금리 인상에 인상 직후에는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다가… 음… 그 기세가 장 후반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었죠. 

 

유로존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겁니다. 물가가 오르니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 금리를 인상하자니 성장이 약한 겁니다. 특히 그리스와 이태리 같은 부채 취약국들이 더욱 더 부담스러워하는 거죠. 자.. 정리합니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유로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이 강해지면서 성장 동력을 찍어누를 겁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자니 유로화 강세가 오면서 수출이 약해지는 문제도 생기고, 다른 하나는 재정 취약국들이 눈물을 흘리게 되는 거죠. 금리 낮춰서 인플레로 맞을래… 금리 올려서 성장으로 맞을래.. 라는 질문에 봉착한 겁니다. 와.. 답하기 어렵네요.. 

 

일본 역시 비슷하죠. 금리를 제로로 낮춰놓고 계속 유지해가고 있는 거죠. 이 상황이 되니..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게 되는 겁니다. 엔 약세가 강해지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이로 인해 일본 소비자 물가가 뛰어오르게 된 거죠. 디플레의 나라 일본에서 인플레가 찾아왔으니.. 우리가 인플레로 맞는 충격보다 훨씬 그 강도가 강하겠죠. 그럼 엔 약세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네.. 일본은 과거에도 이렇게 통화 정책의 변경을 했다가… 사단이 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죠. 그래서리… 약 10년 간 이어왔던 양적완화와… 16년 이후부터 이어오면서 간신히 안정을 시킨 YCC를 깨뜨리는 것도 부담이겠죠. 디플레의 나라 일본에서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도 참.. 무서운 얘기죠. 마찬가지입니다. 가만히 있으면서 엔 약새로 인해 인플레로 맞을래… 금리 올려서 성장도 약하고 디플레도 여전히 이슈인데.. 성장 둔화로 맞을래.. 이 질문에이 되는 거죠. 

 

중국도 비슷합니다. 성장이 둔화되고 있죠.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소비경기가 매우 취약합니다. 결국 경기 부양에 들어가야 하는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운거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중국이 금리를 낮추는 것 역시 부담이죠. 네.. 자본 유출의 부담이 커지는 겁니다. 금리 인하 안하고 성장 둔화로 맞을래… 금리 인하하고 자본 유출로 맞을래.. 라는 질문입니다. 이런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일단 신중하고 보자는 스탠스가 강해집니다. 네.. 일단 동결하고 지켜봐야죠. LPR금리를 동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겁니다. 

 

한국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죠. 가계 부채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혹여나 기준 금리를 미국보다 낮게 유지하면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죠. 그럼 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되면서 유동성 부족 현상과 함께 어거지로 시장 금리가 멱살잡혀서 위로 끌려올라가게 되니.. 가계 부채 부담이 훨씬 커지게 되겠죠. 그리고 자본 유출로 인해 환율이 뛰면서 수입 물가도 올라가는 문제가 생길 겁니다. 결국 한국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자본유출로 맞고..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 부채 부담이 커져서 얻어맞고… 이런 딜레마에 빠져있는 겁니다. 

 

유럽, 일본, 중국, 한국에 대해서 한 문단씩 적어봤죠. 모두의 이슈는 미국의 금리 인상입니다. 미국 금리 인상이 빨라지면서 여기서 멍때리고 있으면 통화 약세와 함께 인플레이션과 자본 유출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거죠. 그러니.. 정말 어려운 선택을 강요당하게 되는 겁니다.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까요? 가장 좋은 건… 이런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는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닐까요? 그러려면… 물가도 잡히고… 미국 금리 인상도 멈추는 게 답이 아닐까요? 네… 미국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에는 꺾일 것 같다는 기대가 있는데요… 모두가 그걸 바라지 않을까요? 그럼 그 순간까지.. 어려운 선택보다는 시간 끌면서 존버… 혹은 약간의 변화만 주면서 시간 끌면서 존버.. 이게 가장 합리적인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 네.. 인플레이션이.. 그리고 미국 금리 인상이 참 여럿 힘들게 합니다. 주말 에세이에서 유로존 얘기를 좀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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