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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215

by sperantia 2020. 12. 16.

환율을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ECB는 이번 통화정책회의가 종료된 후에 라가르드 총재가 별도 세션에서 유로화 절상에 대한 우려감을 강하게 표명했죠. 미국 달러가 약세라는 이야기는 반대편의 다른 통화는 강세라는 의미가 될 겁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 강세 통화의 대표가 바로 유로, 엔, 위안화, 원화가 해당이 되고 있죠. 미국 달러가 약세로 간다는 얘기는 미국에게는 수출이 잘 되니까 유리해진다.. 라고 표면적으로 해석이 될 겁니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한다면.. 즉 원화가 약세면 수출이 잘될까.. 라는 질문과 같은 건데요… 이거 답이 참 애매합니다. 일단 답은 그 때 그 때 다르다라는 거겠죠…

 

원화가 달러 대비 절하가 되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요.. 이런 거죠. 우리 가게가 물건을 싸게 팔면 장사가 잘 될까… 라는 질문입니다. 질문을 바꾸어보죠. 우리 가게만! 물건을 싸게 팔면 장사가 잘 되겠죠. 네… 우리나라 원화만 절하가 되면 수출에 유리할 겁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 통화도 달러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절하가 되면??? 네.. 그럼 큰 메리트가 생겨나지 않겠죠. 달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달러가 약세가 되어도 다른 나라 통화가 똑같이 절하가 되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겠죠.. 반면 달러만! 약세가 된다면 미국의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 그럼 최근 분위기보면 글로벌리 달러가 약세니까 미국 수출에 유리하겠네..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하나 더 보셔야 합니다.

 

우리만 물건을 싸게 팔아도 장사가 잘 안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느냐구요? 네.. 가능하죠.. 경기가 좋지 않으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죠.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었다는 의미겠죠. 수요가 적으니.. 가격을 낮추어도 물건을 팔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네.. 미국 달러 약세가 혹여나 다른 나라 경기를 찍어 누르는 역할을 한다면… 미국 수출에 큰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있죠.

 

미국 달러 약세는 유로 강세로 이어집니다. 그럼 유로존은 통화 강세를 맞은 만큼 수출에서 불리해지겠죠(미국은 유리해지구요)… 수출도 어려운데 더욱 큰 문제는 유로화 강세로 인한 수입 물가 하락으로 인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게 됩니다. 물가가 하락한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게 되면 사람들은 소비를 하지 않게 되죠. 네.. 소비가 일어나지 않으면 내수로 성장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그럼 별안간 나타난 유로화 강세로 인해 유로존은 수출도 내수도 어려워지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 거라고 해석하시면 될 듯 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유로존의 내수가… 유로화 절상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을 깨고 올라올 정도로 강해야하겠죠.. 그런데.. 그 정도로 강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지금 유로존의 소비 지표는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구요… 물가 지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은 중국도 마찬가지인데요… 최근 발표된 중국의 물가 지표를 보면 소비자 물가 지표가 크게 주저앉은 것을 보실 수 있죠. 돼지고기 가격 하락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그 외 요인들에서도 물가가 하락압력을 받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성장이 강하지만 제조업 성장이 강한 편이구요… 중국 역시 소비의 성장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이런 비슷한 현상은 유로존, 중국 뿐 아니라 일본,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확인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중국도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깨버릴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내수 성장을 만들어내면 되는데요… 코로나 사태에서 가장 먼저 벗어났으면서도… 그리고 전세계 주요 경제권에서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위안화 절상 압력을 깨버릴 정도의 인상깊은 물가나 소비 지표는 보이지 못하고 있죠. 약간의 자신감을 갖고 시중에 돈 뿌리는 것을 약간이라도 줄여보려고 했다가.. 진짜 찔끔 줄였다가 국영 기업들이 휘청이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까지 받아들이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아마 제대로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니 바로 이런 뉴스가 나오는 거겠죠.

 

 

“신화망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에서 급속히 회복하는 상황을 감안해 기업이 국외에서 자금조달할 때 적용하는 리스크 평가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중략) 이는 기업이 국외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을 대폭 축소한 것을 의미한다.”(연합인포맥스)

 

 

기사 내용을 보시면요…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줄이겠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죠. 해외에서 자금 조달한다는 얘기는 해외에서 달러가 들어온다는 얘기가 되죠. 기업들이 달러로 해외에서 돈을 빌릴테니까요.. 이는 중국 역내로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럼 달러 공급이 늘어난 만큼 달러는 약세 & 위안화는 강세를 보이게 되겠죠.. 이걸 줄인다는 얘기는 달러 공급을 축소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 합니다. 네.. 중국 당국 역시 위안화 절상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 전일 뉴스에서도 드러나고 있죠.

 

결국은요… 달러 약세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도 기존에 비해 강해지고 있다는 거겠죠… 문제는… 미국 달러가 약세로 가면서 미국의 소비가 약해지고… 미국의 소비가 둔화된 만큼 이걸 커버해줘야 하는 유로존이나 중국, 일본 등의 소비가 올라와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유로존, 중국, 일본이 자국 통화 절상을 받아들이면서 부채를 늘리면서 자국 내수 소비 확대에 열을 올려줘야 전세계 수요의 균형이 맞겠죠. 미국의 소비가 줄어든 만큼 중국과 유럽 등의 소비가 이를 벌충해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들의 저항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게 보이죠.. 글로벌 수요의 둔화… 요건 시장에는 좋지 않은 얘기죠.

 

전세계적으로 제조업 지표가 상당히 좋습니다. 반면 소비 지표는 그런 제조업 지표보다는 미적지근하죠. 경기가 좋아지고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기업들은 생산과 재고를 늘리고 있죠. 만약 그만큼 소비가 따라오지 못한다면… 이건 매크로 관점에서의 리스크가 될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이어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하네요. 내일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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