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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116

by sperantia 2022. 1. 17.

최근 저녁 일정이 좀 많습니다. 식사 약속도 있지만 세미나나 방송, 혹은 유튜브 출연 등이 대부분이죠. 거의 8시 30분에서 9시 사이에 끝나는데… 보통 많이 지친 상태에서 집에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대중 교통을 이용하려고 해도 거의 퇴근 시간 수준으로 사람이 많구요, 택시타려고 해도 택시도 잘 잡히지를 않네요. 9시가 영업 종료 시간이니까… 그 시간까지 있다가 귀가하려는 분들이 정말 많은 듯 합니다. 지난 해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풀리기는 했지만 9시 종료라는 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적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엔 코로나가 풀려도 9시가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것 아닐까요? 

지난 토요일 새벽 뉴욕 증시… 나스닥은 0.6%정도 상승했죠. 14700선에서 큰 폭으로 되돌림에 성공했는데요… 고점이 16200이었는데… 10%하락한 선인 14600선에서 1월 10일 경 한 차례 되돌렸고 이번에도 14700라인에서 강한 반발 매수세가 들어왔습니다. 나스닥 200일 이평선이라고도 하는데요… 애니웨이 나스닥에 대해서는 여전히 밀리면 사자라는 믿음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나스닥 주가는 올랐구요… 최근에 중지를 모으고 있는 국채 금리를 보시면요.. 10년 국채 금리는 다시금 1.8%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지난 해 3월 말 기록했던 고점인 1.777%를 다시 한 번 돌파했죠. 2년 국채 금리는 0.97%까지 올라오면서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년 국채 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그리고 10년 국채 금리는 미국의 중장기 물가 상승세 및 성장을 나타낸다고 했었죠. 연준의 금리 인상이 연내 4차례를 넘어서 5~6번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들이 JP모건 CEO인 제임스 다이먼 등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자 단기 금리 시장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장기 채권이 조금 흥미로운데요… 토요일 새벽 발표된 미국의 각종 경제 지표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죠. 우선 미시건 소비자심리지표가 예상을 깨고 하락했고, 미국의 12월 소매 판매 역시 매우 부진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산업생산 역시 예상보다 낮게 나오는 등 제조업 생산, 소비 지표, 그리고 향후 소비에 대한 기대 심리까지… 전반적인 성장 둔화 우려를 높이는데 충분했죠. 이렇게되면 보통 장기 금리가 하락하곤 하구요… 연준 역시 성장 둔화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기준 금리 인상을 미루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단기 금리도 함께 낮아지곤 합니다. 그런데요… 와… 이번에는 장단기 금리가 모두 오른 겁니다. 

우선 단기금리만 보면… 이해가 될 수 있죠. 지금 연준은 성장보다는 튀어 올라버린 물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가가 올라서… 그렇게 높아진 물가가 소비를 둔화시키고 있는 거죠. 그럼 언능 물가를 잡아버리는 게 최선일 겁니다. 이렇게 둔화되는 경기 지표도 연준의 스탠스를 꺾지 못한다고 하면 단기 금리가 굳이 둔화된 경기 지표를 반영하면서 낮아지지 않을 겁니다. 연준은 이 정도 경기 둔화는 일단 무시하고 물가 잡아야 하니.. 금리 인상을 늘린다… 라고 말하고 있으니.. 단기 금리가 낮아지지 않겠죠. 조금 이례적인 것은 장기 금리입니다. 중앙은행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장기 금리는 보통 이런 경우 어김없이 낮아지곤 하는데요… 지금은 양적 긴축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시기죠. 장기 금리 자체에도 연준의 긴축이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고 있습니다. 연준의 양적 긴축이 병행되게 되면 경기 둔화로 인한 장기 금리 하락 압력에도 불구하고 양적 긴축에서 나오는 국채 매도로 인한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보다 강하게 작용하면서 장기 금리를 밀어올리게 되겠죠. 네… 코로나 이후 완화 국면에서 단기 및 장기 금리에 모두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영향을 미쳤던 만큼… 그걸 되돌리는 국면에서도 단기 및 장기 금리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수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연준은 성장 둔화 우려 및 각종 금융 시장 지표가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움직이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나스닥 지수를 비롯한 미국의 주식 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굳이 금리 인상 등의 긴축 스케쥴을 늦출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빠르게 인플레를 제압할 수 있다면 긴축으로의 전환을 최대한 서두르는 것이 답인데… 시장 역시 잘 버텨준다면 그야말로 쌩큐겠죠. 지난 해, 지지난 해에는 금리가 낮아지면 주가가 오르곤 했죠. 유동성의 힘으로 돈이 넘치니 금리가 낮아지고… 이게 주가를 추동하는 힘이 되었답니다. 그런데요… 지금은 주가가 오르면 금리가 따라올라와있는.. 그럼 그림입니다. 주가가 잘 버텨주면 금리는 계속 올라가 줄 수 있는 구도겠죠. 

자.. 그럼 여기까지 잠시 정리를 하고 가면요… 뉴욕 증시는 나스닥을 중심으로 상승했고 장단기 금리도 많이 올랐다… 이 정도가 되는 건가요? 그런데요..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이달 초에 연준의 의사록이 발표되면서 양적 긴축 우려가 불거지자 장기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그 영향을 직접 받은 나스닥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리가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이 잘 버티는.. 그림이 나온 거죠. 실제 외신에서도 금리가 상승할 때 나스닥이 하락하면 금리 상승에 취약한 성장주가 하락했다라는 워딩이 나오곤 하는데요.. 이렇게 금리와 나스닥이 함께 솟으면 조용해지곤 합니다. T.T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할 겁니다. 나스닥이 금리 상승을 너무 과도하게 평가했던 나머지 더 많이 하락했었던 건데… 갑자기 깨달았다.. 너무 많이 내려왔다는 것을…. 그래서 200일 이평선에서… 강한 기술적 반등을 보인 것이다.. 라는 해석이 그 중 하나일 겁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딴 건 모르겠고… 결국 답은 미국 성장주다… 라는 거죠.
 

코로나 이후 흐름을 잠시 되돌아봅니다. 코로나 사태 당시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살포와 강한 재정 정책의 힘으로 전세계 주식 시장은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었죠. 모두들 아이러니라고 했습니다. 실물 경제는 역대급 침체를 보이는데 금융 시장은 역대급 강세를 나타내니.. 이걸 어케 해석하느냐구요… 그런데 나중에는 상식처럼 변했죠. 돈을 푸니까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라구요… 경기가 좋으면 주가는 오를 겁니다. 경기가 안좋으면 돈을 푸니까 주가가 오를 겁니다. 그럼 경기에 상관없이 주가는 오르는 거죠. 코로나로 인해 시장이 무너져내리니 이에 맞춰서 제로 금리로 전세계가 금리를 낮춘 겁니다. 금리가 너무 형편없이 낮습니다. 그럼 무언가 예금 말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겠죠. 네.. 주식이 대안이 됩니다. 위험하쟎아??? 라는 반론은 필요없습니다. 계속해서 연준이 밑을 받쳐주는데 뭐가 문제가 되남… 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네.. 그럼 전세계 돈이 주식 시장으로 몰립니다. 그러면서 말하죠. There is No Alternative(TINA)라구요… 대안이 없죠… 주식 말고는… 주식만이 답이라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요… 얘기가 바뀌게 되죠. 지난 해 6월 FOMC가 중요한 분기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4~5월을 거치면서 연준의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 상 사라졌죠. 테이퍼링은 내년에 할 것 같지만.. 추가로 돈을 풀어주는 프로그램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확신이 생기자.. 주식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대량으로 돈 풀기가 이어질 것이라 봤는데… 그 흐름이 약해질 것이라는 얘기가 되는 거쟎아요? 그 때부터 사알짝 흐름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신흥국의 주식 시장이 약해지기 시작했죠. 달러가 은근슬쩍 강세를 보였구요… 달러 표시 신흥국 주가는 상당히 고전하는 흐름을 보였죠. 한국 코스피 지수도 지난 해 상승하기는 했지만 달러 표시로 환산해서 보면 마이너스 수준입니다. 지난 해 5월을 전후해서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터키 등의 이머징 국가 주식 시장은 힘을 쓰지 못했죠. 

그렇지만 미국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독야청청 강세를 이어갔더랍니다. 테이퍼링 실시에 대한 얘기와 금리 인상 얘기가 나와도 잠시 주춤했을 뿐 한방향으로 밀어올리는 그림이었죠. 테이퍼링 실시한다고 하면… 금리 인상 한다고 하면 다른 주식은 위험하니까… 그래도 주식 시장에 남아있으려면 대형 성장주가 좋다는 얘기에 이 쪽으로 돈이 몰렸죠. 물가가 올라도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가 가능한 기업은 양호하다고 하니.. 그럴 능력이 있는 대형 성장주로 돈이 몰렸더랍니다. 물가가 안정되면… 연준이 긴축의 속도를 늦추고 유동성이 계속해서 넘쳐날 테니..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유리한 대형 성장주로 돈이 몰리곤 하죠. 금리가 낮은 상태는 결국 유동성 확장을 의미하니 대형 성장주에 유리할 것이구요… 금리가 높아져도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이어지는 대형 성장주가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곤 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하수상해도 대형 성장주는 압도적이고 차별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안전 자산이니… 이 쪽으로 돈이 몰릴 수 있겠죠. 금리가 오르건 내리건, 물가가 오르건 내리건, 시장이 흔들리건 그렇지 않건… 지역으로는 선진국, 국가로는 미국, 그리고 그 안에서도 대형 성장주가 답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 하에서 미국의 중소형주 지수와의 차별화도 나타나기 시작했죠. 참고로 미국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의 경우 고점 대비 10%이상 하락한 상황입니다. 

자.. 이제 유동성이 점점 더 줄어들게 될 것 같습니다. 유동성이 더 줄어드는 국면을 보니까.. 지난 해부터 보면 신흥국은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죠. 그러나 미국 대형 성장주는 양호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본 여러가지 시나리오에서… 아니아니..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대형 성장주는 강한 겁니다.혹시 그 생각 나지 않으세요? 경기가 좋아도 주가는 오르고.. 경기가 나빠도 주가는 오른다는… 그래서 TINA 쟎아요? 주식을 제외하면 대안이 없다는… 그 얘기가 이제 바뀝니다. TINA는 그대로인데요… 주식이 대안이 아니죠. 선진국 대형 성장주가 대안이 됩니다. 그거 말고는 답이 없다는 거죠. 그럼 이 쪽으로 돈의 과도한 쏠림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지난 번 연간 전망에서 튜브의 사례를 말씀드렸던 바 있습니다. 튜브 바람을 뺄 때 주둥이를 열고 살짝 바람을 빼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그 속도를 올리기 위해 튜브의 한 쪽을 강하게 누르면 반대편은 빵빵하게 올라오게 되죠. 그걸 바라보던 애기가 물어봅니다. 

“아빠.. 바람을 빼면.. 튜브가 쪼그라든다고 하는데… 반대로 더 빵빵해지네요… 왜 그런 걸까요?” 

보니까요.. 애기가 앉아있는 곳에서 튜브를 바라볼 때는… 빵빵하게 올라오는 반대편만 눈에 들어오고 있거든요… 그러니… 튜브에 바람을 빼면… 튜브는 더 빵빵해진다는 이론을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하나만 여쭤볼게요. 애기한테 뭐라고 답을 해주면 좋을까요? 

대학교 다닐 때 겉멋이 들어서 철학을 공부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프란시스 베이컨의 “동굴의 우상”에 대해 공부했던 적이 있죠. 동굴에 갇힌 죄수들은 목까지 묶여있기에 평생 동굴의 한 쪽 벽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그 죄수들의 뒤켠에는 모닥불이 타고 있는데요… 그 모닥불 앞으로 간수들이나 다른 사람들, 혹은 동물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거죠. 죄수들은 그 사람들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모닥불과 그 사람들의 움직임이 함께 만들어내는 그림자… 그들이 볼 수 있는 동굴의 벽에 비친 그 그림자를 보면서 사물을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멍멍이가 지나가도… 그 멍멍이의 실체는 볼 수 없기에… 아주 커다란 검은 물체라고… 동굴의 벽에 비친 모습을 보고 판단하게 되는 거죠. 그들의 눈에는 본체가 아니라 그림자만이 보이기에 그림자가 본체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현실 인식에 왜곡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갑자기 왠 철학 얘기냐… 라는 반문을 하실 겁니다. 어쩌면 대형 성장주는 금리 상승 혹은 물가 상승에 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실제 이들은 금리 상승이나 물가 상승에 약한데… 그런 약한 국면에서… 이상하게 만들어진 현실… 즉 이미 풀려있던 유동성이 몰리면서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도… 이런 돈의 힘으로 오를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 그걸 말이죠. 네..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물가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시장이 흔들리거나 안정되거나.. 상관없이 항상 오르는 그런 자산이 아닌데… “선진국 대형 성장주 아니면 답이 없다”라는 상황이 일시적으로 이 모든 국면에서 기존에 풀려있던 돈의 몰림을 만들어내면서 완전 자산을 만들어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요… 앞서 말씀드렸던 애기의 눈에 튜브는 바람이 빠질 때도 빵빵해지고… 바람을 넣을 때도 빵빵해지는… 항상 빵빵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코로나 이후 돈 푸는 국면에서 우리는 경기가 좋으면 오르고… 경기가 안좋으면 오르는.. 그런 주식 시장을 경험했죠. 실은 경기가 좋을 때 오르는 건데… TINA로 인해 대안이 없기에 주식으로 대규모 돈이 몰리면서 경기가 안좋을 때도 올랐던 거쟎아요? 그러니… 유동성 주입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취약한 자산부터 먼저 고개를 숙이는 그림이 나타난 것이고… 이제는 TINA의 대안이 주식이 아니라.. 대형 성장주가 된 거겠죠. 그럼 대형 성장주는 진짜 완전한 자산일까요? 2020년 유동성 대량 살포 국면에서는 주식이 완전 자산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대형 성장주는 다를까요? 완전 자산은 실재일까요? 저는 최근에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형 성장주가 안좋다… 이런 말씀을 드리려는 건 결!코! 아닙니다. 그렇지만 신화가 만들어지고… 그 신화를 사람들이 믿게 될 때 쏠림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게 되죠. 쏠림은 궁극적으로 분산 투자의 적이 됩니다. 지루하고 재미없지만 그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분산 투자를 강조했던 이유가 뭘까요? 그리고 그런 신화는 지금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스토리가 대중적이고 섹시한 상황에서 주가 상승이라는 퍼포먼스가 따라오면 대중들은 그 주식에 열광하게 되죠. 그 스토리가 너무 섹시하면… 그리고 퍼포먼스가 정말 좋으면… 신화가 만들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네.. 이런 관점이 얼마든지 틀릴 수 있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어떤 자산이건 “쏠림”에 대해서는 충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 이 말씀을 전해드리면서 주말 에세이를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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