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뉴욕 증시.. 시장이 현재 무엇에 반응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선 장 초반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가 하락 전환하자 환호하면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죠. 특별한 이슈가 터진 것은 아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 번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연준이 시장을…”걱정한다.. 안한다.. 걱정한다.. 안한다.. 걱정한다.. 안한다… “하면서 풀잎 뜯기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전일은 1월에 양적완화를 깜짝 종료하고 3월에는 50bp인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공포감.. 그리고 1월을 제외하면 연내 FOMC가 7차례 남아있는 만큼 모두 금리를 인상하면 올해 7차례 인상도 가능한 것 아니냐.. 라는 온갖 얘기까지 나오고 있죠. 너무 넘겨짚는 듯한 얘기들이 오가면 시장이 퍼렇게 질려서 하락하고… 그리고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정도면 경기가 너무 빠르게 둔화될 것 같고… 연준도 하반기에는 물가가 다소나마 안정될 것 같다고 하니까.. 7차례나.. 50bp나… 1월 조기 테이퍼링 종료까지는 오버겠지??? 하면서 시장이 스스로 안정을 찾습니다.
그럼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 시장이 반등하고… 특히 최근 금리 상승에 잔뜩 눌려있던 기술주들이 고개를 들곤 하죠. 그러다가 어제도 장 중반에 다시금 긴축에 대한 공포가 흘러나오게 되었구요… 이에 반응하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 모두 하락했고 국채 금리는 장기 금리는 소폭 하락.. 단기 금리는 상승 마감했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어느 새 1.0%를 훌쩍 넘어있구요…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9%에 바짝 붙어있습니다. 단기에 금리 급등세가 대단한데요… 너무 급등하니까.. 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님… 하면서 안정을 찾다가도.. 아닌가봐… 몰라.. 하면서 다시 밀려올라가는.. 그리고 그런 금리의 흐름을 자산 시장 전체가 추종하는 그런 그림으로 보입니다.
네.. 이렇게 정리하면 될 듯 하네요.. 이제 시장이 연준에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그 아저씨들이 뭘 할 수 있는데?? 혹은 금리 인상… 그런 거 걱정할 것 없어…라는 스탠스가 어느 정도는 흔들리고 있구요.. 이제 다시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을 보면서… 설마 설마… 하고 마음을 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연준 인사들 코멘트 하나 하나에.. 그리고 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한 IB들의 리포트 하나 하나에 시장이 울고 웃는 경우가 많아지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요..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뷰 하나 하나에 상당히 의존적이 되곤 하는 상황.. 금융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참고로 미국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 지수는 지난 해 연간 상승분을 다 반납했죠. 그리고 2월 고점 대비 아크를 중심으로 한 혁신 성장주들의 하락폭 역시 상당히 매서웠습니다. 빅테크와 금융주, 그리고 에너지 관련주들을 제외하면 뉴욕 증시에서도 하락폭이 큰 종목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조금 독특한 게 하나 있죠. 전일 금 가격은 급등했다라는 것… 그리고 달러원 환율은 역외에서 소폭 하락했다는 점.. 위안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달러 인덱스 역시 주춤하다는 점…. 좀 이상하지 않나요? 연준이 그렇게 통화 긴축 스탠스를 강하게 가져간다고 하는데 왜 달러화가 이 정도 수준에서는 추가적인 강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2018년 4분기를 기억해보면요… 당시가 좀 독특했습니다. 국내 증시를 비롯한 대부분 이머징 시장은 2018년 2월 이후에 갈려나갔었죠.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런데… 뉴욕 증시만 나홀로 독야청청 강세를 나타냈었답니다. 다 무너지는데 미국 혼자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 이게 뉴욕 증시에는 강한 힘으로 작용했었죠. 그런데요… 2018년 10월부터 뉴욕 증시 역시 무너져내렸는데요… 독특한 것이 당시에도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는 겁니다. 달러원 환율 역시 1120~50원 사이를 횡보했구요… 대부분 이머징 통화(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등 포함) 역시 달러 대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었죠. 글로벌 금융 시장… 특히 대마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이 흔들리는데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다른 금융 시장 주식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었죠. 참 독특한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난 해 말부터의 흐름을 보면요… 달러원 환율 기준으로 1200원을 살짝 넘긴 이후에는 달러화 강세 기조가 다소 주춤한 그림입니다. 위안화 역시 달러위안 기준으로 6.39위안을 잠시 기록했다가 그 이후 힘겨워하고 있구요… 유로화를 비롯한 이머징 통화도 전반적으로는 안정세입니다. 뉴욕 나스닥 지수가 고점 대비 10%정도 하락했는데요… 그렇다면 이머징 통화 약세는 추가로 더 진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대부분 이런 말씀 많이 하십니다. 선반영되어 있는 것이라구요… 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이 상당 부분 선반영되어있기 때문에… 달러가 더 강세를 못 보이는 것이라구요… 일견 타당한 면도 있지만 좀 석연치 않은 것이.. 그럼 금리도 미리 올라가 있어야 할 것이고.. 주가도 이미 하락해있어야지.. 달러만 연준 스탠스 변화를 미리 다 반영해서 쳐올려놓고… 혼자 버벅거린다는 것이.. 좀 이상하지 않나요? 그리고 선반영이 맞다면… 금 가격은 1600까지 내려갔다가 이제 돌리는 수준이 되어야 하는데 1800선에서 무슨 장기 참호전을 펼치는 모습입니다.
환율은 크게 두가지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성장이구요, 다른 하나는 금리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에 해당 국가 통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겠죠. 성장이 강하면… 그 나라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성장의 떡고물이 있기에 해당 국가 통화가 강세를 보이게 될 겁니다. 그런데요… 환율이 어려운 것이.. 이 두가지가 서로 엮여있다는 거죠. 문제 난이도를 높입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올라갔는데.. 올라간 금리로 인해 성장의 둔화세가 두드러진다면?? 이렇게 되면 해당 국가의 통화는 강세를 나타낼까요.. 약세를 나타낼까요? 금리가 올라간 수준보다 성장이 둔화된 레벨이 크지 않다면… 통화 가치는 금리에 보다 강한 반응을 보이게 될 겁니다. 반면… 금리 상승이 성장을 내리누르게 ?? 그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해당 국가 통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겠죠.
그리고 환율이 더 어려운 것이 여기서의 성장이나 금리가 그냥 절대적인 레벨의.. 그 나라의 성장, 금리 레벨만 봐서는 안되구요… 상대적인 레벨을 봐야 합니다. 다른 국가 금리가 많이 올라가있는지도 봐야 하는 것이구요.. 다른 국가들 향후 성장이 어떻게 나오는지도 봐야 하는 겁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나오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통화 완화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려는 중국의 경우… 일시적으로 중국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그림과 만나게 되면… 지금처럼 위안화의 강세 기조를 그려낼 수 있겠죠.
하나 더… 미국으로 일방적인 자금 쏠림이 있어왔다면… 그리고 그 자금 쏠림이 미국은 금리도 많이 주고 성장도 가장 튼튼하다라는 논리에 기반한 쏠림이 있어왔다면… 만약 미국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왔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미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달러 약세도 있겠지만.. 미국으로 쏠렸던 자금이 역류하면서 다른 국가로 몰려들어갈 수도 있겠죠… 긴축을 아직은 시작한 것이 아니구요.. 긴축을 예고하고 있죠… 아직은 금융 시장 내 유동성은 상당합니다. 다만 어디로 가야하나… 지금 안절부절 못하는 그림일 뿐이겠죠.
수영장에 튜브가 있습니다. 바람을 빼면서 한쪽을 눌렀더니 눌리는 쪽은 크게 낮아지는데.. 반대편을 불룩 솟아버렸죠. 그 다음에는 어떤 행동을 할까요? 네.. 불룩 솟아오른 쪽을 또 누르겠죠.. 그럼 마구 쪼그라져있던 반대편이 다시 올라오게 될 겁니다. US와 Non-US의 자산 흐름을 이런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요?
결국 이 역시 하나의 시장 기대의 영역입니다. 지금 이른 바 긴축 괴담이 펼쳐지면서 다양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런 안절부절함이 시장의 독특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에세이를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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