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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209

by sperantia 2022. 2. 10.

이제 추위도 막바지가 되는 건가요? 물론 3월에도 꽃샘 추위라는 게 있지만 올 겨울도 이제 클라이맥스에 들어와있는 듯 합니다. 2월도 거의 중순을 향해 가고 있죠. 내일 밤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될 텐데요, 요거 잘 봐야 할 듯 합니다. 지난 해 8월 잭슨 홀 연설 전에만 해도 연내 테이퍼링 인상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던 파월이 8월말 잭슨홀 연설에서는 연내 테이퍼링을 시사했죠. 

 

나중에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파월은 8월 중순에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서 생각을 바꾸었다는 얘기를 했더랍니다. 하나 더…. 올해 1월 초만 해도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많아야 3번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1월 중순에 발표된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시장이 다시 한 번 깜놀했죠. 그리고 지금 보시는 것처럼 5~6회 금리 인상에 50bp 깜짝 빅샷 선물 세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네… 연준이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PCE 지수인데요, 물가에 워낙 민감한 국면이 되어 있는 만큼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상당한 게임 체인져가 되고 있습니다. 눈 여겨 보도록 하죠. 오늘은 약속대로 이머징에 대한 얘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행보가 빠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아니.. 빠를 수 없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 위기 이후 금리가 인상되려고 할 때마다 무언가 하나씩 발목을 잡으면서 금리 인상을 좌절케 했으니까요… 금리를 인상하면 성장이 무너진다는 프레임 워크인데요… 첫번째는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면서 미국 성장이 주저앉는다가 첫번째입니다. 이런 프레임이 워낙 오래 되다보니.. 미국의 은행들은 금융 위기 이전에 비해 상당히 많은 자본을 쌓아두었죠. 그리고 두번째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이머징 시장이 흔들리게 되고, 이런 이머징의 충격이 미국으로 넘어오게 되니… 금리 인상이 쉽지 않다라는 논리였습니다. 맞죠… 실제 2019년에는 이런 이슈로 인해서 미국은 보험적 금리 인하에 돌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같을까요?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면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지난 해 초부터 테이퍼링 얘기는 거의 1년 이상을 이어왔구요.. 테이퍼링 얘기 처음 나왔을 때부터 긴축 발작.. 특히 신흥국의 긴축 발작 얘기가 강했었죠… 그럼 2013년과 같이 그냥 앉아서 똑같이 당할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 여기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겠죠… 어떠세요? 테이퍼링은 언제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생각보다 빨리 닥쳐오는 것일 수는 있지만 어차피 만나게 될 미래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미국 금리 인상도 언젠가는 닥쳐오겠죠. 기존에 한 번 제대로 당해봤다면… 이번에는 최대한 무언가 방벽을 쌓아서 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미국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했던 것처럼 이머징 국가들도 무언가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겠죠.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 이전부터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헝가리 등의 신흥국들은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테이퍼링 시작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더랍니다. 그리고 기준 금리 인상만으로 끝나지 않죠…

 

지난 해 7월 말 FOMC가 끝난 이후 연준은 두가지 정책을 도입하죠 하나는 스탠딩 레포였구요.. 다른 하나는 FIMA Repo였답니다. 둘 다.. 미국 국채를 가져오면.. 이걸 담보로 달러 대출을 해주겠다는 거죠… 예를 들어봅니다. 정기예금 1년짜리가 있어요.. 만기가 2개월 남았습니다. 2개월만 지나면 1년치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아놔.. 갑자기 돈이 조금… 그것도 잠깐 필요한 겁니다. 그럼 예금을 깨야하나요? 다행히 예금을 담보로 급전 대출을 은행에서 해준다고 하죠. 이걸 예금담보대출이라고 합니다. 국채를 갖고 있는데.. 이 국채를 팔아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급전을 쓰기 위해서… 그런데 국채 시장이 긴축한다고 하고.. 테이퍼링 한다고 하고… 국채를 지금 팔면 손실도 크구요…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은 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모든 투자자에게 적용되죠… 그럼 팔려는 사람이 일순간에 몰릴 수 있으니.. 국채 가격이 크게 흔들리게 될 겁니다. 그럼 국채 보유자들 입장에서 정말 손해가 막심한 일이죠. 그럼 이들은 당장의 손해도 손해지만.. 정떨어져서 미국 국채 사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이건 미국에게도 손해가 되겠죠. 미국 국채를 사려는 탄탄한 수요가 있어야.. 미국 국채가 귀하신 몸 대접을 받게 되고… 미국 국채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가뜩이나 빚도 많은데… 미국 국채가 소외를 받게 되면 금리가 오르면서.. 미국의 이자 부담을 크게 키울 겁니다. 

 

그래서 연준에서 준비한 것이 국채를 가져오면… 초단기로 돈을 빌려주겠다라는 거죠. 그게 단기 급전을 해주는 레포입니다. 스탠딩 레포는 미국 국채 보유 기관들이 국채를 가져오면.. 언제든 이걸 담보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FIMA 레포는 미국 국채를 보유한 외!국! 기관들이 국채를 연준에 가져오면 이걸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럼 외!국!에는 이머징 국가들도 들어가겠죠. 여기서 기사 하나 인용합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설 레포 창구인 역내 금융기관 대상 대기성 레포제도(Standing Repo Facility, SRF)와 외국 통화당국을 대상으로 한 레포제도인 'FIMA'도 상설화한다고 밝혔다. 주요 IB들은 연준의 조치가 국채시장의 안정성 제고를 통해 금융시장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중략)

연준이 도입하기로 한 SRF는 위기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국채를 매도하지 않고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국채 시장의 충격흡수 능력을 제고시키면서 국채 매각 필요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략)

BOA 등 IB에서는 금융기관의 국채보유 유인을 늘려 미국채 금리의 중장기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위기 시 스와프스프레드 확대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연합인포맥스, 21. 8. 9)

 

 

세 문단으로 되어 있는데요, 스탠딩 레포나 FIMA 레포나 주체가 국내냐.. 해외냐로 다를 뿐 본질은 똑같습니다. 단기로 담보대출이 가능하다면 장기로 예금을 해도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럼 미국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를 늘려주기에… 미국에게도 좋은 것 아닐까요? 마지막 문단을 보시면… 미국채 금리의 중장기 하락 요인이라고 하고 있죠.. 네.. 장기 국채를 굳이 지금 현금 필요하다고 던지는 게 아니라… 담보 대출 받으면서 보유하고 있어도 큰 문제가 없으니… 국채 수요를 늘리고.. 국채 가격을 올리고.. 이건 국채 금리 하향 안정에는 도움을 준다는 겁니다. 미국에도 좋은 거구요.. 담보 대출을 받는 신흥국에게도 좋은 겁니다. 

 

신흥국들은 무역 흑자를 통해 상당한 외환보유고를 쌓았죠. (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만..) 이들의 외환 보유고에는 장기 국채도 있을 겁니다. 이걸 담보로 상시로 달러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그만큼 신흥국들의 달러 지급 여력이 강해지는 것 아닐까요? 한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해 말에 한미 통화스왑이 종료되었을 때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왔죠. 그 때 이 뉴스가 나옵니다. 

 

 

“한국은행, 미 연준 FIMA 통해 필요시 달러화 자금 조달받는다”(연합인포맥스, 21. 12. 23)

 

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죠.. 그 자본은 달러로 되어 있을 겁니다. 그 달러가 빠지면… 달러 부족으로 인해 외환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죠. 여기서 벗어나려면 신흥국이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강해지거나.. 예전보다 달러를 많이 갖고 있으면 될 겁니다. FIMA 레포는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거겠죠. 신흥국 얘기 내일 조금 더 이어가죠. 생각보다 기네요…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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