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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707

by sperantia 2022. 7. 9.

전일 연준의 의사록이 발표되었죠.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연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런 얘기가 나오죠. 혹여나.. 연준이 금리 인상 스탠스를 약간의 시장 상황 변화를 보면서 되돌리게 된다면… 연준이 과연 인플레를 잡으려는 강한 의지가 있느냐.. 라는 의구심이… 연준이 인플레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신이 커지게 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위험이 상당하다는 얘기도 있고… 성장에 있어서는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죠.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고착화가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멈추지 않고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불태우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런 연준의 의지를 읽어내면서 주저앉아있던 국채 금리가 다시금 튀어올랐죠. 2년 국채 금리는 3% 턱밑까지 다시 튀어올랐구요… 10년 국채 금리는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상방 압력을.. 그리고 둔화될 것으로 보이느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하방 압력을 가하면서 소폭 상승 마감합니다. 경기 둔화 우려를 읽으면서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을 늦출 것 같다는 기대감에 장단기 금리가 모두 하락했는데… 전일 의사록을 보면서 ‘아니다… 성장을 일부 훼손하더라도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거죠. 전일 83%수준까지 하락했던 7월 FOMC에서의 0.75%인상 확률은 96%까지 다시금 튀어 올라왔습니다. 네.. 단기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시장이 읽어낸 거죠. 

 

단기 금리는 튀어올라오는데.. 장기 금리는 많이 못 올라왔죠. 그랬더니 결국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네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75bp를 인상하게 되면 장단기 금리가 제대로 역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시적인 역전은 잠시 나타났었지만… 제대로 역전된 상태에서 일정 기간 이어지는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예전 에세이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장단기 금리 역전이 금융 시장에 결코 좋은 얘기가 아닙니다. 실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채권 시장이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면서 달러는 더욱 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로존이 여전히 헤매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화 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죠. 유로의 하락.. 그 반대편에는 달러의 강세가 존재합니다. 달러화가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으로 달러 인덱스 기준 107을 장중에 터치하게 되는데요… 달러 초강세는 원자재 및 이머징 시장, 그리고 금에게는 그야말로 쥐약이라고 할 수 있죠. 금 가격은 예리한 폭으로 하락했고… 국제 유가는 배럴 당 100불 선을 내주고 무너져내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 거의 탑 픽 수준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던 브라질 헤알화도 약세를 보였죠. 지금 이머징이 흔들리는 이유… 그 중심에는 킹달러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만 첨언을 드리면…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대부분이 흘러내리자 철옹성처럼 버티던 러시아 금융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죠. 자본 통제로 인해 나타난 왜곡된 숫자다.. 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달러 당 55루블까지 초강세를 보이던 러시아 통화에 대한 놀라움은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국제 유가가 하락하자 루블화 역시 함께 주저앉으면서 현재 65루블까지 통하ㅗ 가치가 하락한 모습입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환경 하에서 푸틴의 시간 끌기는 러시아에 유리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환경 하에서는 자원 부국인 러시아가 불리해질 수 있겠죠. 인플레이션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때 원유나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중단이 주는 충격은 클 수 있지만..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졌을 때는 얘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뜨거운 인플레이션 환경에 강했던 러시아가 갑작스럽게 차가운 디플레이션 환경에 처하게 되었을 때… 양상이 크게 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유로존의 케이스에서도 본 것처럼 ECB의 금리 인상은 유로존 국가들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주는 반면… 각 국가의 성장은 사뭇 다르죠.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가 존재합니다. 성장이 약한 국가들이 느끼는 부담이 정말 크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ECB역시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기준 금리 인상을 하겠다고 선포한지 일주일 만에… 힘든 애들은 양적완화를 다시 해서 케어해줄게.. 라면서 꼬리를 내려버렸죠. 이걸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해서 보면 미국 기준 금리 인상과 전세계 금융 시장의 영향… 이 구도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미국 기준 금리는 높아지는데.. 미국 경제를 비롯한 전세계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죠. 그 타격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동일하게 받지는 않겠죠. 취약한 국가가 받는 타격이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이게 달러화 강세를 만들었던 것이구요… 금리 인상과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가장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는 곳이 … 혹은 섹터가 어디일까.. 라는 생각이 뉴욕 증시의 소폭 강세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해석해봅니다. 다 힘들어도… 미국은 괜챦을 거야.. 라는 믿음… 올해 초에 한 번 흔들렸던 믿음인데요… 지금부터는 유효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큰 그림으로 보면 매크로 환경은 상당히 좋지 않네요. 재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 정도의 재고를 소진할 때까지 추가적인 생산이 제한될 것임을 의미하는 건데요… 소비 둔화 국면에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재고가 크게 늘어있다면… 그 충격이 사뭇 강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등이 도움을 주었지만.. 지금은 그걸 기대하기 어렵죠. 되려 인플레 사냥을 위한 연준의 강한 긴축을 우려해야 하니.. 이래 저래 스텝이 꼬여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금리 인하해줄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어준 만큼.. 이후 금융 시장이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 모니터링해보시죠.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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